2023년 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미국 국채 10년은 4.50%에서 4.28%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국고채 3년은 3.77%에서 2.40%로 급락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2024년 4월만 해도 한국이 미국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 수렴이 우연이 아니라 한국은행의 의도된 정책 선택이었다면, 그 선택이 담은 의미는 무엇일까요?

1년 전 한미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었다
2024년 4월 미국 국채 10년은 4.54%였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의 기준금리는 3.5% 수준이었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은 5.5~5.6% 근처에서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미국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년 뒤인 2025년 4월, 미국 국채 10년은 4.28%로 내려왔고 한국 국고채 3년도 2.40%로 내려왔습니다. 둘 다 4% 근처라는 점에서 금리 격차가 급격하게 축소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한국의 통화정책이 미국 금리 변화에 맞춰 조정된 결과로 보입니다.
한국은 금리를 빠르게 내렸고, 미국은 마지못해 멈췄다
한국은행은 2024년 1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습니다. 1월 3.50%에서 출발한 기준금리는 8월 3.25%, 그리고 2025년 4월 3.00%까지 내려갔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024년 9월에서야 인하를 시작했고, 8월 5.25~5.50% 수준에서 2025년 4월 4.75~5.00%까지만 내린 것입니다.
두 나라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음에도 비슷한 시간에 4% 근처에서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한국은 구조적인 금리 압력을 안고도 미국의 금리 경로를 따라가는 정책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이 2025년 초 인플레이션 재가동으로 인하 속도를 늦출 때, 한국도 함께 기준금리 인하 템포를 조절해야 했던 것입니다.

금리 수렴이 의미한 것: 원화 방어가 경제 살리기보다 우선됐다
그런데 이 금리 수렴이 한국에 미친 파장은 역설적입니다. 한국은 구조적인 물가 압력(에너지 수입 비용, 임금 상승)을 안고 있음에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명목금리는 3%까지 내려갔지만, 소비자물가지수가 2~3%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반 저축자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실제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진 것입니다.
이 현상은 한국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드러냅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지키기보다는, 원화 약세를 방지하고 자산 가격(특히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뜻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2024년 4월 1,260원 수준에서 2025년 4월 1,300원 수준으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금리를 따라감으로써 원화 약세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드러났습니다.
저축자의 딜레마: 금리는 내려도 실질 가치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 정책 선택은 일반 저축자에게 구체적인 손실로 나타났습니다. 은행 예금금리가 인하되면서 월 수익이 줄어들었는데, 물가는 여전히 2~3% 수준에서 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1,000만원으로 샀던 물건이 지금 1,100~1,150만원 수준으로 올랐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금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더 깊은 문제는 금리 인하 자체가 경제 약세를 신호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이 미국 금리에 추종하는 ‘페그(peg)’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기준금리는 더 이상 국내 경제 상황의 독립적인 신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저축자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체감했지만, 그것이 본인의 자산 가치를 지키지는 못했다는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2026년 9월 미국 금리 재상승, 다시 벌어지는 격차를 읽는 법
2025년 10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약 1년간 미국 국채 10년은 4.06%에서 4.99%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2026년 8월부터 9월 사이 4.68%에서 4.99%로 한 달 만에 0.31%포인트 급등한 것입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 대에 도달한 수준입니다. 한미 금리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앞으로 금리 경로를 읽으려면, 한국 기준금리의 인하 속도보다 미국 금리의 방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달러 자산이나 환율 변동에 민감한 투자자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미국 Fed의 정책 신호와 인플레이션 지표가 한국의 금리 결정을 선행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의 수렴 과정이 한국의 정책 자유도 축소를 의미했다면, 앞으로의 격차 확대는 그 제약이 더 심해질 것임을 시사합니다.
| 시점 | % |
|---|---|
| 2024년 11월 | 4.36 |
| 2024년 12월 | 4.39 |
| 2025년 1월 | 4.63 |
| 2025년 2월 | 4.45 |
| 2025년 3월 | 4.28 |
| 2025년 4월 | 4.28 |
자료: FRED (세인트루이스 연은) · 한국은행 ECOS
※ 이 글은 공개 통계를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투자·법률·의료 자문이 아닙니다.